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분구가 예상되는 광주지역,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구를 챙기려는 지역별 힘 겨루기 속에 정작 광주지역은 입을 닫고 있어 자칫 예정된 선거구 분구를 뺏기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말이 지역정가에 떠돌고 있다.

헌법상으로는 1석에서 2석으로 늘려야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인구 기준 27만8,852명을 넘으면 선거구를 분구해야 하고, 반대로 13만9,426명이 되지 않으면 선거구를 합구 해야 한다.

이를 기초로 하면 광주시는 국회의원 1명을 선출하던 것에서 2명 선출로 선거구를 분구해야 하는 상황.

8월말 기준 광주시의 인구는 31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인구 상한선인 27만8천여명에 무려 3만명에 육박하는 인구수가 초과하고 있다.

광주지역 정가에서는 국회의원 1명일 때 보다 2명일 경우 지역현안을 해결하는데 이익이 되고, 예산 끌어오기에도 용이하다면서 일성으로 분구 찬성론을 표출되고 있다.

노철래-정진섭 등 "분구 돼야"

노철래 국회의원(광주)은 최근, "광주지역이 분구될 확률은 60% 이상으로 본다"면서 "분구가 되야 중앙정치권에서 광주지역 출신 의원의 발언권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정개특위의 결정을 봐야 하겠지만, 광주지역이 인구 상한선을 훨씬 뛰어 넘었기 때문에, 분구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섭 전 국회의원(광주)도 "광주지역의 일부지역을 성남시나 하남시 지역에 뺏길 경우 당선된 국회의원이 선거구에 편입된 광주지역 일부를 챙길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

또, "지금 영남을 포함해 지방에서 선거구를 뺏기지 않으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있어, 수도권에서 분구되야 할 지역이 분구를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지역 일부를 타 지역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회자되고 있다.

광주시 중부면, 퇴촌면, 남종면을 하남시로 편입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는 것. 하지만, 가능성이 낮다.

중부면, 퇴촌면, 남종면을 하남시로 넘겨도 광주지역이 인구 상한선인 27만명을 넘어서기 때문.

오히려 곤지암읍, 도척면 등을 인근 지역 선거구로 편입하거나, 오포읍을 떼어 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무게감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광주지역의 일부를 타 지역 선거구로 편입할 수 있는 위기가 퍼지고 있지만, 광주지역의 대응은 없는 상황이다.

선거구 챙기기 싸움 치열

4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수원시에서는 3명을 늘려 7명을 선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의견서를 3일 경기도선관위에 제출, 국회 정개특위에 전달되게 했다.

남양주시도 현재 2석인 의석을 3석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고 화성시, 김포시도 경기도선관위에 분구를 요청한 서류를 제출했다.

현재, 중앙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정수인 300명을 그대로 두고 선거구 분구 또는 합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화 되어 있다.

정수를 300명으로 그대로 묶을 경우 발언권이 쌘 영남 또는 호남지역에서 의석을 뺏기지 않으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명약관화. 실제로 이미 선거구 챙기기에 돌입했다는 의견들이 정가에 나오고 있다.

한 정치인은 "행정구역을 벗어나 타 지역으로 선거구를 묶는 행태가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광주지역의 경우 인구 상으로는 2개로 분구되야 하지만 광주지역 일부를 성남, 하남 등으로 묶어 분구시키지 않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조용한 광주시

가평군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구를 남양주시로 편입해야 한다며 범대위를 구성해 운동에 들어갔다.

아산시도 아산시민연대를 구성해 국회 선거구 분할요구를 벌이고 있고, 천안시도 범시민협의회를 1일 발족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남양주시, 수원시, 화성시 등에서 일제히 범시민 운동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처럼 시민이 중심이 된 대책위가 구성돼, 국회 정개특위 압박에 들어가고 있지만 분구 대상지역인 광주시는 조용한 상태다.

지역 원로 정치인은 "울어야 떡 하나 더 준다"면서 "선거구 챙기기에 중앙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면 광주지역에서의 선거구 분구가 날아갈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지역 정치인은 "광주지역에 시민단체가 있다는 것을 이 참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손에 쥔 분구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의지로 광주지역 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왕수 기자  aa5767@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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