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스산해지면서 몸도 마음도 움츠려진다. 날씨 탓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많은 사람의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우울해진다. 거기에 가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혼자 추스르지도 못하는 모습들의 기사를 접할 때 우리는 우울하다. 우리나라의 2021년 기준 조현병, 분열증, 망상장애, 중증도 이상 우울증 등 중증 정신질환자가 65만 명에 달한다는 소식은 더욱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인간은 정신적 동물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인간이 사회적인 것은 인간이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면서 행복하거나 생산적일 때 나타난다. 그런데 오늘날 인간의 근로가 대부분 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므로 인간은 정신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에서 바라보면 각종의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볼 때, 저분들 하나, 하나가 정신을 온전히 차리고 운전하고 있으려니 하지만 만약 한 사람이라도 아차 하면 불상사가 나타난다. 사무실에서 사무 처리하는 것도, 강단에서 교육하는 것도 모두 정신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정신건강이 올바른 사회가 정말 중요하다. 정부는 전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펴기로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울증이 조현병이나, 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2년으로 하고, 학업, 취업, 출산, 은퇴 등 생애 주기별 발생 주기별로 특화하여 발견에 힘쓴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 마음 건강 투자 사업에 심리상담비를 지원하고 중증 정신질환자는 등록하여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 관리를 위해 자조 모임 등을 지원하고 가족에게도 지원하여 질병 현상을 실시간 파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정신건강이다. 사회가 건강하여야 경제도 성장하고 가치관도 정립되는데 주변에 사회적 건강을 해치는 일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각자가 이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때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현대 사회는 경쟁사회이다. 경쟁은 때로 생산적이다. 그러나 경쟁에 밀리면 그가 갖는 정신적 상처는 안으로 곪아서 결국 마음 병으로 가게 된다. 그러므로 경쟁의식을 적당히 가지도록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나라 속담과 같이 시기, 질투, 모함이 없어야 한다. 조선의 역사를 보면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모함과 질투와 시기로 얼룩진 것을 알게 된다. 우리에게 이러한 DNA가 있다는 것이다.

초조하거나, 분노가 끓어오르거나, 증오가 밀려오거나, 원한이 사무치거나 한 일이 나타난다. 사람이 사는 일이 그런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가가 정신 치유이다. 정신은 치료가 아니라 치유라고 생각 든다. 치유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 조급한 마음은 허둥지둥하게 한다. 필자는 ‘한 템포 늦게’가 철학이다. 그리고 조금 늦게 가더라도 오가며 생각을 멈추지 않으니 오히려 생산적이다.

선의를 가지고, 아량을 베풀며, 믿음을 심어주고, 침착하게 문제를 들여다보고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정신건강은 고급화한 단어이고 마음 건강으로 순화하는 것이 어떤가. 세상에 어지러우니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이상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 용서하지 못하고 배참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종종 보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분노를 삭이고, 산에 올라 큰 소리로 외치고, 조그만 불만을 키우지 말고, 질투하지 말라. 우리 마음에서 불평거리를 없애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평, 불만은 마귀의 놀음이다.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남을 칭찬하고,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으로 치료하지 말고 기도로 치유하라. 앞의 모든 치유 방법은 기도에 있다고 선현들은 말한다. 약은 되도록 먹지 말자. 약한 마음이 약에 중독된다.

나에게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고, 나에게도 함께하는 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면 힘이 솟을 것이다. 우울하다면 그래서 울음이 나온다면 펑펑 울어 버리자. 그래서 마음의 응어리를 울음과 함께 씻어 버리자. 나도 때때로 운다.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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