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표 더 받고도 지는 민주당 경선

민주당 하남시장 공천자가 김상호 현 하남시장으로 확정된 가운데, 경선에 따른 후일담이 또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여론조사와 당원여론조사가 각각 50%씩 배정돼 실시된 경선에서, 수백표를 더 얻은 후보는 탈락하고, 반대의 후보가 공천을 받는 상황.

스포츠에서 "반칙도 경기의 일부"라는 의견이 있듯이, 경선 시스템의 황당한 상황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어서, 결과 자체를 번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선거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경선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는 중론이 모아지고 있다.

<책임당원 투표>는 3,000명 가까운 참여가 있어 열기를 뿜었다. 오수봉 전 시장이 1위를 차지했는데 2위와의 격차가 300표 정도다. 백분률로 환산하면 1위와 2위 차이는 약 11%다. 오수봉 전 시장이 11%정도를 앞선 것이다.

<일반인 여론조사>는 1위를 차지한 김시장이 얻은 표는 약 120표. 오 전 시장은 약 80표여서 두 사람간의 차이는 40표정도. 40표 차이지만 전체 표본수가 너무 작아 백분률로 환산해보니 둘의 차이는 17%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일반인 여론조사 유효 표본수가 200표 대에 머문 것인데, "이렇게 적은 표본으로?"라는 뒷말이 나온다. 표본이 적다보니 득표수 차이가 작아도 백분률은 크게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당원과 일반인 여론조사를 합산해 백분율로 계산해 보니 6% 차이로 김 시장이 공천장을 손에 쥐게 됐다.

실제 전체 득표에는 오 전 시장이 수백표를 더 받았지만 탈락했고, 수백표를 적게 얻은 김 시장은 공천됐다.

민주당은 경선 규정에서 "2만개가 넘는 번호로 일반인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유효표본 하한선>이 없어 1%대 응답률을 보인 하남시장 경선에서 200여개의 표본만으로 여론조사가 끝나버렸다.

이럼에도 민주당은 일반인 <여론조사 50%+ 당원 여론조사 50%>가 공정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의힘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경선은 일반인 여론조사의 경우 "2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500명 이상, 합산 1000명 이상의 표본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실제 그렇게 시행됐다.

이규웅 기자 aa576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