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3월 18일 막을 내렸다. 전 세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67명의 선수들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불 꽃 튀는 투혼으로 몸을 던진 멋진 올림픽이었다. 지난 정상인들의 올림픽에 비하면 매스컴의 보도도 크게 줄어든 올림픽이었지만 전 세계의 장애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Sound body, sound spirit)”이라는 슬로건에 맞는 귀한 시간들이었다. 그야말로 참여와 관람 그 자체가 가치를 가지는 게임이었다.

한 참가자는 말한다. 그는 건강하던 몸이 사고로 장애를 입은 뒤 “우리는 두 개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성할 때의 삶과 장애를 입었을 때의 삶이라는 두 개의 인생입니다.” 그렇다. 장애를 입거나 가지고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장애인들에게 이번 패럴림픽은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귀한 삶”을 보여 준 경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나 기타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되는 기회가 많다. 이번 장애 올림픽 컬링 팀 오벤저스는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 실화이다.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벤저스’는 17일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3-5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컬링대회에서는 ‘영미’하며 많은 국민적 열광이 있었지만 이들에게 대한 관심은 적었다. 이들 선수들은 각자의 쓰라린 사고의 기억이 잔재하던 어려움이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열심히 훈련하고 게임에 참여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낸 자랑스러운 인간승리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모든 종목에서 각자의 기량을 기르고 게임에 참가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산다는 데에 본 패럴림픽의 가치가 있었다. ‘We Move the World(우리가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폐막식 또한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이들 장애인들에 대한 시설이 너무 적어 안타깝다. 그 누구도 장애를 가지게 되면 바깥나들이가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해야 한다. 휠체어가 지나다닐 도로는 없고, 심지어는 이분들이 이용할 대중교통이 어렵다.

필자는 국립강릉대학교 학장 시절 사회과학대학 건물을 신축하게 되었다. 이때 건물에 장애인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설계를 의뢰하여 교육부에 예산을 신청하였다. 이때 장애인 시설 예산이 삭제 된 것을 알게 되었다. 학장으로서 강릉에서 비행기로 서울로 와 교육부에 시설과장을 면담하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선진국이란 장애인 교육도 잘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국립 대학교에서도 장애인 교육시설이 안된다면 어떻게 사립교육기관에 장애인 시설을 요청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대학이 요구하는 장애인 엘리베이터와 장애인 화장실은 모범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대학 건물 신축에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 대학교 5층 이하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허가해준 사례가 되었다. 이 후 많은 저층 시설에 승강기를 설치하는 장애인승강기 설치 법률이 장애인 관련법에 명시되게 되어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건물에 승강기를 다시 설치하게 되었다. 승강기가 없던 건물에도 추가로 건물 밖에 승강기를 다시 달게 되도록 허가가 된 것이다. 이제 둘러보면 저층 시설에도 거의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에 커다란 전환점이라고 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보면 장애인들도 조작할 수 있는 판과, 장애인 표시가 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정상인들과 장애인들이 모두 공용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각 종 법에는 장애인들이 사용할 시설에 관한 내용들이 들어 있어야 하며 필자와 같은 생각이 만들어낸 시설들이 이들에게 다가 간다고 본다.

장애인 표시가 된 엘리베이터를 탈 때 당시 교육부에서 이러한 승강기의 필요성을 역설하였고, 이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시설 국장님이 생각난다. 이후 우리나라 신축 교육 시설 모든 곳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있다. 이분 들이 편하고 즐겁고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준다는 것이 본 패럴림픽이 주는 메시지의 하나라고 본다. 서울 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린 평창 패럴림픽에서 커다란 메시지를 읽는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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