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가 깬 코리안드림, 조선족 가족 '분노'

광주 태전동 <힐스테이 태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추락한 승강기.

중국 조선족 가족이 <코리안 드림>을 꿈구며 한국에 정착하려 했지만, 가장의 어이없는 죽음과 함께 <꿈>도 무너져 내렸다.

광주시 태전동에서 현대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태전>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승강기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30일 발생했다.

숨진 양모 씨는 이제 36살밖에 안된 젊은 가장. 그에게는 앳되고 예쁜 32살의 아내와 돌잡이 등 2명의 자식이 있었다.

일가족은 "한국에서 잘 살아보자"며 용인시로 이사와 행복하게 살아왔다.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서류를 제출,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 국적>을 손에 쥘 것을 기대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아이들 아빠가 공사현장에서 추락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은 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큰 슬픔에 잠겼고 행복은 산산조각이 났다.

현대건설 측에서는 용인장례식장 빈소를 찾기는 했지만, 얼굴만 비친 채 바삐 사라져 가족들의 분노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소병훈 국회의원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반면, 사고현장인 광주시 태전동을 지역구로 하는 소병훈 국회의원(광주갑)은 오열하며 분노에 잠긴 가족들을 찾아 오랫동안 유족들의 말을 들으며 위로하려 했다.

휴가중이었지만 휴가를 포기하고 급거 사고현장을 찾은 소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같은 공사장에서 같은 사고가 재발한데에는 시공사의 관리감독 부재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소 의원은 "고용노동부로 하여금 공사를 전면 중단토록 조치했다"면서 "아직도 산재해 있는 안전위험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사고가 난 시각이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시 30분 경이었다"면서 "인부들의 배려가 없었다"고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작업용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던 작업자들이 승강기 지지대 해체가 끝난 8층 위를 지나치면서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힐스테이 태전>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추락하고로 인부 2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힐스테이 태전>은 10월 준공을 앞두고 공사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규웅 기자 aa576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