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를 제때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 및 체납액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이 관세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7월말까지 발생한 관세체납자 수는 1만8,104명, 관세체납액 규모는 3조1,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관세체납액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에는 2,344명이 1,430억원의 관세를 체납했다. 이어 2012년에는 1,266억원(2,459명)을 기록하며 체납액이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2013년 5,789억원(2,987명)에서 2014년 6,759억원(3,116명), 2015년 7,897억원(3,484명)으로 체납액 규모가 계속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7월)에만 해도 관세체납액이 8,470억원(3,714명)을 기록해 이미 전년도의 수치를 넘어섰다.

특히 관세체납액 중 10억원 이상의 고액 관세체납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금액별로 관세 체납 현황을 보면, 전체 관세체납액 중 10억원 이상의 고액 관세체납자가 차지하는 비중(체납액 기준)은 2011년 45.17%(646억원, 28명)에서 2012년 33.41%(423억원, 2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2013년에는 전년도보다 무려 11배(금액기준)나 폭증한 80.75%(4,675억원, 39명)를 기록했으며, 2014년 80.10%(5,414억원, 50명), 2015년 80.95%(6,393억원, 65명), 그리고 올해 현재(7월)까지 81.15%(6,874억원, 70명)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10억원 이상의 고액 관세체납자가 체납한 관세 규모만 무려 2조4,425억원이며, 전체 관세체납액의 77.2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석유완제품을 수입하는 A사의 경우 국제 유가가 대폭 하락함에 따라 갑작스런 경영위기로 관세 등 약 106억원을 체납했다. 아울러 B사는 스위스산 금괴 수입 시 FTA 협정세율 부당적용으로 약 11억원을 추징 받았다.

그러나 관세체납자 및 체납액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정작 관세체납액에 대한 관세청의 추징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관세청은 관세체납자 2만1,035명으로부터 2,769억원의 체납금을 징수했으나, 올해 현재(7월)는 전년도 추징실적의 22.39%에 불과한 620억원(1만3,560명)의 체납금을 징수하는데 그쳤다.

고액 관세 체납자에 대한 추징 실적도 저조했다. 지난해 관세청은 10억원 이상 고액 관세체납자 32명으로부터 2,102억원의 체납금을 징수했다. 그러나 올해(7월)는 작년 추징실적의 8.2%에 불과한 174억원(19명)의 체납금만 정리했을 뿐이다.
 
이현재 의원은 “관세체납 방치는 결국 세수결손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국가재정건전성 위협으로 직결될 수 있다”며, “관세청은 관세체납액의 약 80%를 차지하는 10억원 이상 고액 관세체납액의 신속한 정리를 통해 무너져 내린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웅 기자  aa5767@hanmail.net

<저작권자 © 투데이광주하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