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형!

난징(남경)대학살이라는 얘기 들어 보셨어요? 일본군이 중국 남경을 1937년 12월 10일 새벽3시 침공하여 30만 명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학살과 더불어 강간과 약탈했던 비참하고 쓰라린 사건이라고 합니다.

난징대학살 사건으로 <난징의 강간, 제2차 세계대전의 잊힌 홀로코스트>라는 책을 내었던 중국계 미국인 아이리스 장은 일본 우익 파들의 끊임없는 공갈 협박 때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끔찍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극우 주의자들은 남경대학살 사건을 말소하고, 거부하고, 조작하는 그러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저자 아이리스 장씨는 자녀들의 소재를 모르게 할 정도로 위협을 받았으며, 결국 이 책의 번역본은 일본에서 출판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본 사회에는 이 글로벌 사회에서 그들만의 죄악을 아직도 벗어던지지 못하는 나쁜 면도 있습니다.

C 형!

이번 남경에 학회를 가고자 신청하면서 남경대학살 사건을 꼭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에 대한 중국의 반감은 이것으로 촉발되고, 정말 중국의 자존심을 짓밟은 사건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옛날 병자호란 때 청나라는 우리나라 인조가 머리를 아홉 번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머리를 찧은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한 치욕의 중국이기도하지만, 이들도 일본에게 30만 명이 학살되는 아이러니가 있어 더욱 흥미 있었습니다.

병자호란 때에 우리나라 민족이 청나라에 끌려간 사람이 몇인지 아세요? 수십만이랍니다. 수년전 저희가 심양에서 학회를 할 때 그 쓰라린 역사의 현장을 밟아 보았습니다. 그때 끌려갔다가 돌아온 아녀자들을 우리가 부르는 것이 “환향녀”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민족도 이러한 쓰라린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이 남경대학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 까요?

C 형!

남경대학살 기념관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지하 어두운 곳에 그 어둡고 침침한 대학살 현장들이 사진과 모형들로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지하 전시관에 운집하는 시민들이었습니다. 중국 곳곳에서 온 것 같은 중국인들은 그 사건의 자료들을 살피고 있었는데, 그 수가 수백 여 명이 되어 바글 거리는 현장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니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컴컴한 속에서 보이는 것은 일본의 상해 침공에서 남경으로 들어온 일본군에 대한 기록들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육군 사관학교를 나온 일본군 장군들의 신상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나와 있었습니다. 이들의 자료를 파악해 전시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이었을 까요? 아마도 역사적 치욕의 사실을 확실히 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들이 약 한달 동안 저지른 악행의 하이라이트는 일본 신문에 중개된 참수 대회가 아닌 지 싶습니다. 두 명의 장교가 칼로 머리 자르기 대회를 한 것인데, 이것은 일본의 신문에 사진과 기사가 나서 100여 명씩 머리 자르기를 하는 잔혹상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C 형!

왜 이들은 이렇게 잔혹하게 남경을 짓밟았을 까요?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질문을 교수들에게 하니 교수들은 점령군의 전략이었다고 하더군요. 점령군은 이러한 학살을 해도 좋단 말인가요? 하긴 병자호란 때 청나라는 우리나라의 포로를 개, 돼지만도 못하게 취급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들고 청나라에 포로로 가서 종으로 살았던 수십만의 선조들을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경전시관에 300000 이라는 큰 글자가 여러 번 나타나서 그 끔찍한 학살이 30만 명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매 12초에 귀중한 인명이 한명씩 남경에서 학살 된 것이랍니다. 이들은 이것을 잊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땅속에 전시관을 넓게 묻어 과거로 돌아간 실감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C 형!

사진 몇 장 찍어왔으니, 보세요. 힘이 없는 민족은 역사에서 이렇게 수난을 당한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이제 경제적으로 성장한 중국은 세계에 등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더군요. 금년 7월1일부터 중국 공산당은 당원정비작업을 한다는 보도입니다. 당원 수가 9000여만 명인데, 이들은 상위 10%에 들어가는 신분들이고, 어쩌면 중국을 지배하는 사람들로 그 행동강령을 분명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당원들과 확연히 다른 이 제도 때문에 중국은 크게 성장할 것 같아요. 시진핑 정부가 공산당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정치는 지도력을 상실한 당파 싸움에 기죽어 억장이 무너집니다.

정말 훌륭한 국가와 사회는 어디에 있을 까요? 북한 김정은의 핵위협에 대비하는 사드를 반대하는 시위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무더운 여름 안녕히 계세요. 또 글월 올릴께요?

2016년 7월 10일

정기성 드림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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