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하남시청 홍보담당 공무원과 전국 종합일간지 회사를 현직 출입기자가 고발한 사실이 알려졌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현재 피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와 당사자와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전 하남시청 홍보책임자 A씨는 시정에 불리한 기사를 홈페이지 및 포털사이트에서 내려달라고 기사를 작성한 B기자와 B기자의 소속 C언론사에 요구하면서 대가성을 약속했다"는 것.

B기자는 A씨의 요청을 묵살했으나 C언론에서는 이 기사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 및 고발인 조서를 보면 A씨의 구체적인 행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 기사가 어떤 식으로 삭제가 됐는지도 알 수 있다.

▣ “기사 내려달라” 협박과 회유

B 기자에 따르면 "사무관급(5급)이었던 A씨는 코로나 시국이 엄중하던 지난해 하남시청 공무원들이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술집에 모여 술을 마신데 이어 함께 했던 기자들간 싸움이 발생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러한 사실이 C언론에 보도되자 B기자를 불러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또, "하남시청의 홍보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데 따른 지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왔고 B기자가 관련 내용을 작성해 보도하자 이마저도 삭제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된 기사를 내려달라는 데에는 대가가 필요했다는게 B씨의 주장이다.

"A씨는 B기자를 지난해 9월 2일경 하남 모처에서 만난 뒤 ▲행정광고비 인상 ▲언론사 주관 행사비 지원 등을 미끼로 던지는 한편 언론중재가 발생하면 포털사이트 재평가 기준에 불리한 점을 운운하며 약점으로 삼기도 했다"고 B 씨는 전했다.

A씨는 B기자의 본사에도 연락한 것으로 보이면서 결국 기사가 C언론사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서 삭제됐다.

▣ “광고비 올려줄게”, 삭제된 기사

B기자는 "고발장과 진술조서에서 A씨의 부탁을 받은 C언론사가 언론사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 올려진 <하남시 홍보예산 주먹구구 집행 논란>, <하남시 '특혜성' 홍보예산 집행의혹>, <하남시 홍보비 특혜의혹 행정사무감사 받는다>라는 제하의 기사 3건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B기자는 “C언론 대표의 승인을 받아 데스크부장이 삭제한 것”이라며 “데스크 부장이 기사를 올리고 삭제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면서 삭제된 기사의 지면 발행본과 삭제가 됐음을 알리는 홈페이지 갈무리 등의 출력물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실제 B기자가 언급한 제하의 기사는 언론사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서 보이지 않았다.

발품을 팔아가며 애써 작성한 기사가 삭제되자 B기자는 “수치심과 모멸감까지 들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일을 계기로 B기자는 결국 ‘공익신고’에 나섰다.

B기자는 12월 1일경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지난 12월 6일 임의 출석해 진술했다.

B기자는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실행하는 공익의 대변자이다. 진정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막히면 우리사회는 죽은 사회가 된다. 본인은 그 동안 국민의 알권리 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자로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 해왔는데, C언론사와 A공무원이 국민의 알권리를 막는 모습을 보며 심각한 자괴감과 부끄럼을 느껴 결국 결심을 하고 공익신고를 했다 ”고 말했다.

이규웅 기자  aa57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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