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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미정기성 교수(경영학 박사)
정기성 교수 | 승인 2020.08.10 08:43

2020년 여름 엄청난 수마로 인해 우리나라 산하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19와 책임선거, 부동산 문제로 들끓더니 54일간 계속된다는 장마로 인해 나라의 사정이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검찰 인사로 종일 시끄럽고, 정부의 방향을 모르는 백성들은 이제 하루하루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고 한다. 나라가 평안하고 백성들이 즐거워야 할 터인데 불안한 하루하루를 걱정한다.

이게 나라인가? 이게 정치인가? 이게 사회인가? 이게 경제인가? 이게 삶의 현장인가? 국민은 안정이 안 되어 정치에 무관심하고 오히려 세금폭탄으로 국가에 두려움이 있다. 이것을 정치학자는 정치적 아노미(anomie) 현상이라고 한다.

아노미 현상이란 사회적 병리 현상의 하나이다. 아노미 현상이란 급격한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과거의 전통이나 가치관 등이 흔들리어 무너지게 되고 아직 새로운 규범과 사회적 안정 현상이 확립되지 않아서 규범이 혼란한 상태로 된 사회현상을 말한다.

사회에는 안정된 환경, 존경받는 직업, 가치 있는 삶 등과 같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를 달성할 수 있는 자원이 있어야 한다. 사회에는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성취하고자 하는 가치를 가진 목표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그 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사회적 목표는 분명한데 그것을 성취할만한 적절한 환경이나 수단이 없을 때 나타나는 사회현상을 아노미 현상이라 한다.

금 년 초부터 코로나19라는 급성 전염병으로 인해 엄청난 불안과 공포가 온 지구를 덮더니,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사회적 가치를 상실하게 하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정치적으로는 권력이 집중되는 독재형 민주사회가 되었고, 최근에는 급기야 아파트값 급상승이라는 불안의 호재가 사회를 흔들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이 경제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실로 삶의 의욕을 잃고 아노미로 치달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다른 나라와 다르게 살아왔다. 해방 이후 6.25라는 참화로 인한 보릿고개의 굶주림에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지난 30여 년을 밤잠을 안 자고 달려왔다. 여기에는 목표가 있었고, 방향이 있었고, 꿈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젊은이들에겐 꿈이 없고, 방향이 없고, 일자리가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하려고 촛불을 들었나?

엄청난 수해에서 우리가 생각나는 것은 4대강 사업이다. 강바닥을 파내고 정리하고 둑을 쌓고 물길을 정리한 사업이었다. 홍수는 당해보아야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여주 앞 이포교는 4대강 항거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곳곳이 물바다가 되었다. 왜 그럴까? 모두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치학을 공부할 때 정치학계의 대가이셨던 이극찬교수님은 아노미를 설명하시면서 사회적 병리가 어떻게 사회를 망치는 가를 설명하셨다. 그래서 그 수업이 너무도 기억이 남은 수업이었다. 당시에도 사회적 병리 현상이 만연하였고, 정치는 암담하였으며, 경제는 앞이 안 보였다. 열사의 사막의 나라로 일을 떠났던 세대였고, 항상 초과근무로 밤낮없이 일하던 사회였다. 그리하여 오늘의 이 풍요한 사회를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소위 풍부한 사회(Affluent Society)는 우리가 꿈꿔왔던 사회였다. 그리고 이것을 일구었다.

J. K. 길브레이드(Gilbraith, J. K.)는 1960년대의 미국 사회를 풍부한 사회라고 하였다. 1979년 미국 LA에 은행 대리로 근무할 때 놀라고 놀랐던 것은 먹을 것, 입을 것, 좋은 집이 늘비한 사회라는 것이다.

드디어 우리도 지난 수년간 풍부한 사회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오늘의 사회는 이 꿈이 혼돈의 자락으로 흔들이고 있다. 이것을 바로 잡아줄 위정자가 없는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지도자는 없을까? 질문에 질문만을 던지는 마음의 아노미 현상이다. 위태롭고 위태로운 사회병리 현상이다.

정기성 교수  webmaster@tg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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