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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亡草)의 설움한철수 구지연구소 소장
투데이광주하남 | 승인 2020.07.27 07:55

1.
저는 망초입니다
저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보세요

저는 구한말
철도역사와 같이합니다
1889년 미국에 다녀 온
이하영이 모형 철도를
고종에게 보여주었지요

고종은 서양의 선진 문명에 감탄하고
기찻길을 만들라고 교지를 내렸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차일피일하다
1896년 미국인 모스가
노량진에서 인천까지
철길을 깔기 시작해
1899년 9월 18일
첫 기적을 울렸지요

우리의 운명은 기찻길을 깔 때
미국에서 들어와 한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2.
저는 망초입니다
저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보세요.

저는
살살이꽃 코스모스
간식쟁이 해바라기와
모두 귀화식물입니다.

기찻길을 만들 때
조선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한국의 땅은 기름제
뿌리내리기 참 쉬었습니다

경인선을 따라 우리는
퍼지기 시작했지요.
서양에서 온 꽃이라고
사랑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 한국은 서로 갖겠노라
서양 열강의 각축을 벌리고

1905년 갑진왜란
1907년 고종폐위
1910년 한일합병
이 역사적 사건 때문에
저희들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침범해
나라가 이리 되었다고
원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망할 놈의 꽃
망할 亡, 풀 草
망초(亡草)가 되었습니다.
망국초(亡國草)가 되었습니다.

3.
저는 망초입니다
이래저래 천덕구러가 된
저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보세요.

아무튼 지금은 한국에 귀화해
떳떳하게 식물 사전에 올랐습니다.

이제 저를 망할 놈의 꽃인
亡草로 부르지 마세요.

저는 들을 푸르게 하고
제 새순은 보릿고개 시절
쑥과 같이
구황 식물이었습니다.

빈터에 저희가 자리를 잡으면
그늘을 만들어
땅을 부드럽게 해 줍니다.

저는 이래뵈도 국화입니다.
그리고 제 사촌은
큰망초, 실망초, 봄망초, 애기망초,
개망초, 주걱개망초 입니다.

너무 미워마세요.
저는 말라리아, 급성전염성간염,
소화불량, 피오줌, 위장염, 림프선염은
제가 치료 할 수 있는 병들입니다

4.
어느 시인이 제 이름을
어디에서나 풍성히 잘 자란다하여
우거질 망(莽), 풀 초(草)
망초(莽草)라고 불렀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구한말에 이름이 없을 때
부르던 <계란꽃>도 좋습니다.
저의 꽃말은 <화해>입니다

저는 망초(莽草)입니다
신의정원 친구들
저의 억울한 사정을 잘 들어보셨나요.

이제 망국초가 아닌
희망과 화해의 풀꽃인
莽草로 불러주세요.
 <龜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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